사우회 정근춘 회장께서 언젠가 저에게 “사진이 한 장 있는데 아랫부분이 다 달아나버렸다”고 그러더군요. 보내 봐라 해서 살펴봤더니 아랫부분이 달아난 것이 아니고 이게 다 눈이에요. 길도 없는 눈밭을 개를 앞세워 장비를 싣고 가는 거죠. 고지의 송신소에 사고가 나면 인근의 10만 명이 TV를 못 보게 되요. 그러면 이렇게 짐을 싣고 가서 고쳤던 거죠.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이기에 다 그런 줄 알아요. 그래서 “세상에 이런 일 안 겪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말하죠. “당신들이나 겪고 당신들이나 알지 그걸 누가 아냐.”고. 기억되어야 할, 한국방송의 역사니까요. KBS가 발행한 공영방송 제5호 (2015년 12월 30일) 「김동식의 마이크를 끄고」에서 필자와 인터부한 글 일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