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방송역사

사진으로 본 방송역사 -22- 6.25 첫 방송 위진록 아나운서

이장춘 2022. 9. 18. 13:51

 

1950년 6월 25일 아침 7시 KBS;,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새벽 3·8선 전역에 걸쳐서 북한공산군이 전면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안심 하십시오. 우리국군이 건재합니다.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이하생략. 6.25 첫 방송이 나간 지 67년이 지나 2017년 6월 KBS스튜디오를 찾아 그때 그 뉴스를 재현했다. 위 왼쪽은 그때 촬영했고 오른쪽은 1951년 NHK 채널을 활용해 UN군 총사령부방송(VUNC)을 하던 때의 모습이다. (NHK는 UN관할 하에 있었음)

방송에서는 계속 뉴스를 내 보냈어도 시민들은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별거 아닐 거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전쟁은 3일도 채 안되어 서울이 함락 당했다. 3년 이상을 끌며 전국을 잿더미로 만들고 수많은 인명피해와 1,000만 이산가족을 낳은 불행한 역사가 펼쳐졌다. 6.25 첫 방송을 한 님은 피난을 못하고 적 치하에서 숨어 살다가 인천 상륙 작전으로 UN군이 진주하면서 다시 마이크를 잡고 앞장서서 그 소식을 전했다. 1950년 11월 한 달간 예정으로 VUNC에 파견되어 방송을 시작했지만 1972년 그 방송이 문을 닫을 때까지 22년간을 그곳에서 근무했다. KBS에서 하루에 1시간씩 그 방송을 내 보낼 때는 국내에서도 친근한 아나운서였다.

방송은 끝났어도 자녀교육 등 미국 생활기반으로 귀국이 어려워 오늘에 이른 가운데 1년에 한·두 번씩은 국내에 들려 6.25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는 그런 전쟁이 없기를 기원 해 오셨고 2020년 2월 12일 93세 연세에 본인 생애 8번째의 저서「오래된 출장」책을 출판했다. 한 달 예정의 출장이 70년으로 이어졌다는 뜻이 담겼다. 1947년부터 방송을 한 님은 생존하신 방송인중 최 원로이시다 (1944년부터 방송을 한 호기수 아나운서는 몇 년 동안 소식이 두절됨)

 

위진록 아나운서의 편지

 

본 블로그에는 여러편의 위진록 아나운서의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 위진록 아나운서님이 2023년 9월 10일 편지를 보내주셨다. 

그 편지 내용역시 중요한 기록으로 생각되어 여기에 올린다. 

 

이장춘 형에게,
이형, 오랫동안 소식 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동안 건강하시고 가족 여러분 별고 없으신지요. 
95세의 노틀은 큰탈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가을소리 들려오는 9월이네요. 
9월은 저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달입니다. 
1947년 9월, 19세의 제가 KBS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하여 ANN의 첫발을 디뎠지요. 그리고 1950년에는 9.28 서울 탈환의 첫방송을 당인리 송신소에서 방송했구요.
해마다 9월이면 생각나는 일이지만 이제 이런 사연들 말할 만한 사람은 이형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우리나라 방송사의 산증인인 이형이나 관심 가져주실 것 같아요. 
우리나라 방송에 발자취를 남긴 최고령 최고참으로서 그래도 지나간 사연을 들어줄 수 있는 이형같은 분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 든든합니다.
이형, 앞으로도 좋은일 많이 하세요. 다가오는 가을 건강하게 맞이하십시오.
위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