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방송역사

해방 후 첫 3·1절 기념행사와 중계방송

이장춘 2022. 9. 18. 13:44

 

 

방송기자 1호 문제안 선생님이 소중하게 간직한 역사기록사진!

중계방송석이 식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그날 촬영된 또 다른 사진 후면에는 다음 글이 쓰여 있다(원문대로 옮김).

檀紀 四二七九年 三月 一日-

二十七年만에 처음으로 마음노코 마지하는 國慶日 三一節!

이날아침 서울 鐘路의 임경이 울더니

午後 二時부터는 德壽宮 中和殿앞에서

흰저고리 검정치마 입은 朝鮮의 딸들이

三一節을 記念하는 「三一運動의 노래」 를

소리 높여 불으더라.

일제강점기에는 보신각의 관리가 허술했고 종소리도 물론 울리지 못했다. 해방의 날 1945년 8월 15일 울렸어야 할 보신각종을 그때도 미처 울리지 못했고 첫 3.1절 기념행사를 한 이날 정오 12시! KBS중계방송으로 울려 퍼진 민족대표 33인을 상징 하는 33번의 종소리를 처음 들으며 그 종소리에 맞추어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모여 든 시민들로 종로를 비롯한 주요 거리를 매워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방송과 신문은 3.1절 기사로 가득 채워졌고 집집마다 태극기를 걸었다. 그날의 감격어린 윤용노(尹用老)아나운서 방송목소리는 KBS사우회 사이버 박물관에서 들을 수 있다. 군정청과 국민들의 추앙을 받는 이승만, 김구, 김규식 등이 大韓國民代表民主議院을 구성하고 보신각 에서 행사를 갖기로 해, 기념식을 열었지만 이 감격스러운 날에도 1945년이 다한 12월 말부터 찬탁·반탁으로 생각이 달라진 좌·우 진영은 공식적인 행사와는 별도로 우익진영은 서울 운동장과 탑골공원에서, 좌익진영은 남산에서 서로 다른 기념행사를 가져 민족분열의 싹은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