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과 방송국의 중계방송을 통해서 감동적으로 받아드려집니다. 위 사진은 2012년 8월 30일 사단법인 한국 아나운서 클럽에서 런던 올림픽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준 중계방송 창여 아나운서와 2012년 39기 신입 아나운서를 특별 초청해서 모임을 갖고 함께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울러 올림픽 현장 중계방송에 임했던 방송 3사 아나운서들의 현장체험담을 듣고 클럽회보 제 7 호에 생생한 기록으로 담았습니다. 이 글 전문을 옮겼습니다.
방우회 이사 이장춘 춘하추동방송
2012 런던 올림픽 참여 아나운서들의 중계방송 현장기록 방담
“중계방송의 역사 올림픽의 역사를 새로 쓴 주역들의 17일을 돌아본다. 원경 경기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2012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의 주역으로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준 아나운서들. 올림픽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 8월 20일 지상파 3사 스포츠 팀장을 만나 올림픽 중계방송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KBS 유지철(이하 ‘철’), MBC 이재용 (이하 ‘용’), 그리고 SBS는 손범규 팀장의 일본 출장 관계로 본보 편집위원인 이현경(이하 ‘경) 아나운서가 대신했다.
MBC 이재용,SBS 이현경, KBS 유지철 (왼쪽부터) 아나운서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런던 올림픽 참여 아나운서 방담
문: 무엇보다 이번에 중계방송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 같습니다.
철: KBS 스포츠 중계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설위원과 캐스터가 함께한 워크숍을 열어 ‘올림픽 정신을 살리고 금메달지상주의를 지양하자’는 목표를 설정 했습니다.
용: 시청자나 선배님들께 죄송한 것이 저희는 파업의 여파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 없이 무사히 중계를 마치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다행이 제작진간의 호흡이 잘 맞았고, 특히 캐스터들이 수고가 많았습니다.
경: 숨겨진 선수들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스토리를 넘어서 히스토리를 만들어서 감동을 주자’는 것이 목표였지요. 결과보다 그간의 노력을 중시해 부정적인 표현을 삼가자는 지침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도 적용됐습니다.
문: 순차중계가 처음 도입되었는데 방송해보니 어떻던가요?
철: 방송사가 동시중계를 하면 캐스터와 해설자 처지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해요. 방송진행능력이 곧 시청률로 비교가 되니까요. 그래서 순차중계가 오히려 마음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용: 결과를 떠나서 경기 내용이 좋고, 감동적인 종목이 많이 배정된 방송사가 되면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 PD들이 무척 고생을 하더라고요. 방송하다보면 욕심이 나는 부분이 있는데 방송사마다 약속한 게 있잖아요? 그걸 지키려니까 쉽지만은 않았던 모양이에요.
경: SBS는 체조가 3순위라 저는 경기결과가 나오고 방송을 해 아쉬웠습니다. 다 다루면 집중도가 떨어지니까, 경쟁 선수 1명과 양학선 선수의 경기 다음 “금메달입니다!” 하고 바로 시상식을 보여주니 ‘시청자가 볼 때 뜬금없지 않을까?’ 싶더군요.
문: 함께 활약한 스포츠캐스터들의 면모도 소개해주세요.
철: KBS는 메인 MC에 조우종, 이지애, 스포츠뉴스에 엄지인, 그리고 김성수(수영/탁구), 조건진(양궁/레슬링), 전인석(사격/트라이애슬론), 서기철(축구/육상), 최승돈(펜싱/핸드볼), 유지철(유도/개·폐막식), 장웅 (기계·리듬체조) 등 7명의 전문 스포츠캐스터를 비롯해 라디오 진행 최시중, 굿모닝 대한민국 진행 김기만 등 12명의 아나운서가 현지에 파견됐습니다. 서울에서도 표영준(마라톤), 유애리·이승연(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김현태(배드민턴/복싱), 이창진(비치발리볼/테니스), 이재후(배구/축구), 이재홍(다이빙/카누), 이광용(조정/하키) 아나운서가 중계에 동참했고요, 한석준, 오정연, 이영호, 김보민, 오언종, 장수연, 이정민 아나운서가 진행을 보았 습니다. 제가 런던에서 유학했던 최승돈 아나운서와 함께 개막식과 폐막식을 중계했는데, 남자 아나운서 둘이서 진행하는 것은 최초였어요. 정말 든든했고, 결과가 좋아서 뿌듯합니다.
용: 런던에서 저와 MBC스포츠플러스 김민아 아나운서가 메인 MC, 양승은 아나운서가 올림픽뉴스를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캐스터로서 한광섭(양궁/투기종목) 아나운서와 MBC스포츠플러스의 정병문 (탁구/사격), 신승대(하키/다이빙), 김민아(폐막식/리듬체조/싱크로 나이즈드 스위밍) 아나운서, 고창근(육상/체조), 김성주(개·폐막식)축구 /수영), 임경진(핸드볼/펜싱) 전 아나운서 등 9명이 현지에서 활약했습니다. 서울에서도 김창옥(축구) 아나운서가 중계에 동참했고, 최대현, 김초롱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 출신 박은지, 원자현 MC, 개그맨 서경석씨도 올림픽 방송을 진행했습니다.정말 대단한 건 스포츠캐스터들입 니다. 스튜디오만큼 지원이 없는데도, 전문가적인 식견을 재료로밥상을 차리고 먹고 설거지까지 다 하니까 참 멋지더군요.
경: SBS는 올림픽을 경험시키기 위해 신입들을 많이 보냈습니다. 올림픽방송 MC로 박은경, 김환, 박선영을 비롯해 유혜영, 김민지, 김주우가 활약했고요. 최기환, 유경미가 런던와이드 MC를 맡았습니다. 박은경 (체조/리듬체조)과 김환(펜싱/테니스/축구)은 중계도 했지요. 스포츠캐스터로 배기완(개막식/수영/양궁/역도/탁구), 김정일(폐막식/유도/육상), 손범규(배드민턴/ 탁구/태권도), 이현경(체조/리듬체조/다이빙/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사이클), 박찬민 (사격/핸드볼), 김일중(레슬링/육상/하키/축구/배드민턴), 배성재(축구/펜싱), 김환(펜싱/테니스/축구), SBS ESPN 윤성호(권투/축구) 아나운서 등 16명이 현지에 파견됐지요. 초반에 유도, 펜싱, 양궁 종목의 선전으로 저는 본의 아니게 열흘 넘게 방송을 못했어요. 뒤늦게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과 손연재 선수가 선전해 밥값 못한다는 놀림을 만회했습니다.
문: 방금 공부 이야기가 나왔는데, 생방송으로 중계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겠지요?
철: 95년 입사해 교육받을 때 이규항 선배님이 씨름 중계하는 현장에 갔어요. 이렇게 선배님들께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한국어연구회를 통해 정확하고 품위 있는 방송언어를 연마했습니다. 또한 전문성을 키우고자 저는 유도를, 최승돈 아나운서는 펜싱을 배웠고요. 심판자격증을 따는 사람도 많습니다.
용: 중계방송을 하는 아나운서들은 스스로 엄청나게 노력하지요. 스포츠에 대해 진심으로 애정을 갖고, 책을 읽고, 현장에서 관계자, 선수, 해설자를 만나고 예행연습도 합니다. 작고하신 송인득 선배님은 오디오 일기도 쓰셨어요. 존경스럽지 않나요?
경: 듣다보니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네요. 당연히 스포츠캐스터로서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알고 질문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건 다르니까요. 이번에 체조를 중계할 때 박종훈 해설위원과 용어에도 신경을 썼어요. ‘양1’, ‘양’이 아니라 ‘양학선 기술’이 정확합니다.
문: 이번 올림픽에서 오심 논란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철: 조준호 선수 얘길 안 할 수 없겠죠. 심판 셋이 모두 청색 기를 들어 조준호가 4강에 진출했다고 말하는 순간 심판들이 심판위원장의 눈치를 보더니 다시 흰색 기를 들어 일본 선수의 승리로 번복하더군요. 유도 중계를 10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레슬링 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아제르바이잔 선수만 만나면 석연치 않게 졌거든요? 이에 레슬링협회가 아제르바이잔이 매년 세계 레슬링연맹 회장을 국빈 초청하는 등 로비를 한 사실과 심판 명단을 증거로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다음날 김현우 선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지요.
용: 일단 오심이 나면 그냥 조용해져요. 그 상황에선 말 한 마디 잘못하면 큰일이니까 매우 신중해지고 분위기가 가라앉지요. 특히 박태환 선수가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을 때는 캐스터나 해설자는 물론 전 국민이 어리둥절했었습니다. 다행이 판정이 번복된 덕분에 저희 MBC가 주력 종목인 박태환 선수의 수영 경기를 계속해 중계할 수 있었지요.
경: 제가 중계한 체조 남자 단체전에서 일본의 마지막 선수가 마무리 동작이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점수로 인정받았고요. 리듬 체조에서는 다시 채점을 요청했다가 도리어 점수가 내려가는 경우도 봤습니다. 오심을 막고자 ‘비디오 판독’을 하지만 경기가 늘어지기도 하고 시청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으므로 공정하고 박진감 있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쪽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문: 2012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총평도 부탁드립니다.
철: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중계방송이 살았지요. 세계 1위와 2, 3위는 종이 한 장 차이잖아요? 금메달 못지않은 값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 또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있어 폭염과 경기 침체로 힘들었던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었던 거죠.용: 저희도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런던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아나운서들도 있었고요. 그나마 대한민국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올림픽 중계방송도 호평을 받았고 저희도 방송을 무사히 마치지 않았나 싶어요.
경: 두 분 말씀에 동의합니다. 일단 올림픽은 선수들이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줄 때 중계도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축구에서 배성재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의 중계방송이 ‘승리의 마스코트’가 되었는데요. 이 또한 선수들 덕입니다.
문: 끝으로 아나운서클럽 회원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가요?
철: 1948년 KBS 중앙방송국 민재호 선배님이 방송 장비 없이 공중전화로 선수들의 활약상을 전해 주셨던 런던에서 중계방송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선배님들이 쌓아 오신 해외 스포츠 중계 역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용: 예전에는 올림픽에 갔다 온 선후배들이 힘들다고 하면 “에이, 좋지 뭘 그래.”라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시설도 좋고 지원도 많은데 그래도 직접 가보니 힘이 들더군요. 늘 존경해왔지만 우리 아나운서 선배님들께서 정말 대단하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경: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선배님들이 후배 걱정 많이 하시거든요. 가끔 모임에 나가면, 대단한 분들과 내가 아나운서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있어 영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배님들께 인정받는 후배가 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글 /유혜진 객원기자
김상진 선생님 글 2012잉글랜드런던올림픽5주년 MBC문화방송선정TV가요20골든글러브
올림픽에 관한 다른 얘기들은 여러 편을 써 올렸기에 링크했습니다. 영문자 주소를 클릭하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
손기정, 동영상과 사진으로 본 베를린 올림픽의 그때 그 감동!,
2012 런던올림픽 자랑스러운 얼굴들과 명 장면들, 미래의 꿈 http://blog.daum.net/jc21th/17781366
아나운서들 올림픽 중계방송 현장기록 방담 http://blog.daum.net/jc21th/17781426
런던 마라톤 출전선수 사윤복, 홍종오, 함기용, 최윤칠 http://blog.daum.net/jc21th/17781336
1948년 태극기를 든 손기정선수를 기수로 출전힌 런던 올림픽 http://blog.daum.net/jc21th/17781317
제 16회 멜버른 올림픽, 첫 은메달 송순천, 중계방송, 장기범, 임틱근 아나운서
http://blog.daum.net/jc21th/17781326 1960년 17회 로마 올림픽 http://blog.daum.net/jc21th/17781327
라디오 초기 해외 중계방송 13개대회 그때 그 얘기, 1948년, 50년대, 1961년 http://blog.daum.net/jc21th/17781322
서윤복선수 개선 실황방송 1947년- 오래된 아나운서의 목소리 http://blog.daum.net/jc21th/17780965
최초의 올림픽 중계방송 http://blog.daum.net/jc21th/17780280
대한민국 스포츠 50년, KBS TV 스포츠방송 50년
손기정 기념관, 새로 문을 연 올림픽 역사의 기록현장 http://blog.daum.net/jc21th/17781477
개막식을 중계하는 유치철, 최승돈 아나운서
축구 중계 중인 SBS 배성재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
MBC 올림픽 중계팀(왼쪽부터 신승대, 정병문, 이재용, 고창근, 김민아, 임경진, 김성주)
한국아나운서 클럽 전 현직 아나운서가 함께 한 사진입니다. 번호따라 1.차인태, 2.김규홍, 3.맹관영, 4.박종세, 5.김동건, 6.배덕환, 7.박영웅, 8.김상준, 9.김효석, 10.이형균, 11.원종배, 12.이현경, 13.박은경, 14.황인우, 15.박민정, 16.이혜옥, 17.이성화, 18.이승현, 19.강승화, 20.조항리, 21.김지원, 22.이각경, 23.유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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