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자 바다로 가자.”라는 기치를 내걸고 강원도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1960년대 중반 강원도개발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타난 제일동포가 있었다. 그 이름 최서면(崔書勉)! 재일교포로 강원도가 고향인 최서면은 재력가라고 알려졌고 강원도 개발자금 100만 달러? 를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오래전 얘기라 그 금액이 100만 달러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찌되었던 거대한 자금이었다. 어려웁던 시절 그 자금은 강원도 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필자는 그때 춘천방송국에서 취재 활동을 하고 있을 때라 최서면에 관한 얘기는 익히 들어왔던 터이다. 강원도 개발이 한창이던 1968년 강원도를 떠난 필자는 최서면이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생겼지만 1990년대 중반, 제주방송 총국장으로 부임했더니 거기에서 그 최서면님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본과 서울, 제주도를 오가면서 제주도에 많은 도움을 주는 인물이라고 했고 옛날 알던 분이라 관심은 있었지만 만날 기회는 없었다.
최서면 박사와의 만남, 1960년대 강원도 개발의 추억
그런 최서면님을 2012년 12월 3일 성재 이시영 건국 부통령 144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다시 만났다. 전체적인 모습은 50년 전의 윤곽 그대로였지만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달랐다. 이윽고 휠체어 에서 내려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하체가 허약해져 걸음걸이가 어려우신가 보다. 생각했다.
님이 들어서자 주최 측 대표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그 주위에 모였고 얘기를 나누었다. 님은 1945년 임시정부 요인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인연을 맺어 오랜 세월 함께 활동 해 오다보니 이 방면에 발이 넓어 아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필자는 옆자리에 앉아 음악회를 관람했지만 자세한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갖지 못하고 해어져서 최서면님을 잘 아시는 분과 몇 가지 궁금한 얘기를 나누었다. 님은 안중근의사 숭모회(崇慕會) 이사, 국제한국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힘을 기울여왔고 좀 오래된 얘기지만 한 방송사에서 「걸어 다니는 박물관 최서면」이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한 적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옥균선생님의 유적, 북관대첩비 발굴을 비롯해서 역사 사적을 발굴하고 안중근의사의 자서전을 발간하는 등 역사 바로 알리기에 힘을 기울여 한국 현대사를 정립하는데 큰 공헌을 하셨다는 것이다. 필자와 해어져 바로 그 이튿날 아침 일본으로 돌아가셔서 더 이상 자세한 얘기는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다. 모처럼 좋은 분을 만나 좋은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
오늘 배경음악은 건국 부통령 이시영선생님 탄신 144주년 기념음악회에서 마혜선님이 부른 동심초를 올렸습니다. 이 동심초는 중국 설도의 시로 해방공간에서 KBS 중앙방송국 편성과장을 지낸 김억선생님 번안 작품입니다. KBS와 깊은 인연을 맺은 김성태님이 작곡해서 수 많은 성악가가 불렀고 대중 가요 가수 권혜경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시영 선생님 기념음악회 에서 이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마혜선님은 이태리 롯시니 국립 음악원 점수로 음악원 전체수석으로 졸업하고 국제적인 콩클무대에서 10회의 우승을 하는 등 세계적인 성악가로 활약하고 있습 니다. 공연장 현장녹음이라상태가 완전하지 못함을 이해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래 비밀글로 달린 댓글의 답글 중에서 공개해도 될만한 필자의 답글 한편을 옮깁니다. 이 글을 쓸 때의 댓 글에 대한 답글인데 세월이 지나 2013년 12월 15일 새벽에 이 글을 다시 보면서 본문에 옮겨도 괸찮을 만한 댓글 한편을 이곳에 옮겼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서면님은 오랜기간 시련이 많았던 분입니다. 걸렸습니다. 만주에서 독립군을 돕던 그리고 그 유멍한 작곡가 안기영님의 친형제간 이었던 의사 안사영님이 대전형무소 의무관이었지요. 다리를 절단해야 된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6.25때 군의관이던 유석진박사가 다리를 절단하지 않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다리는 절단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석진박사와 생존 하는 동안 두분은 친형제같이 지냈습니다. 유석진박사가 2009년 세상을 뜨신후에도 유박사님의 미망인과 친분은 이어졌습니다.
저와는 누이 동생하는 사이입니다. 최서면 박사와는 그런인연이 있습니다. 너무 솔직하게 말씀드렸나요? 정치적 혼란기에 장덕수 선생님은 세상을 떴고 그 시대를 살아온 최서면님 입니다. 어떻게든 나라를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는 최서면님입니다. 최서면님이 출옥한후 밀항선을 타고 일본을 갔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고 앞으로도 그럴것을 기대합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편히 지내셔요.
가운데 손을 잡은 최서면님과 김명희님은 87세 동갑내기로 오랜세월 가까이 지내셨고 김명희님의 남편 우리나라 정신의학계의 태두로 불리는 고 유석진 박사님과는 친 형제처럼 지내셨습니다. 이 사진에는 오랜세월 외교관 생활을 한 김윤열님 내외분 그리고 필자 이장춘이 함께 했습니다.
아래사진은 2013년 12월 3일 백범 김구선생님의 아들 김신장군 출판기념회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최서면님은 해방공간에서 한독당 당원으로 백범 김선생님과 인연이 깊습니다.
2013년 6월 괴산에 있는 한운사 기념과 개관 준공식에 참석한 최서면(왼쪽에서 다섯번째)님입니다.
춘하추동방송 이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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