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단상

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5)

이장춘 2010. 12. 29. 00:12
 

 

 
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5)
 
 
 1990년 4월 19일에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회 문공 위원회에서 KBS문제에
 관해 10시간 이상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습니다. 서기원사장님도
참석 하셨고 사원들을 대표한 비상대책 위원회 위원 3명 ( 고희일,
이계진, 배종호 )을 비롯해서 몇 명의 사원이 참석 하셨습니다.
강원용 방송 위원장님도 출석을 요구 받았으나 중재를 
하는 입장인지라 직책상 여기에 출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면서 참석을 안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낮 2시에 시작된 회의는 이날 밤
12시가  되도록 계속 되었습니다.  사건의
주요 부문에 관한 질의응답 실황이 직접 중계 방송되고
 신문에도 보도 되면서 KBS문제에 관한 진상이 국민들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 까지만 해도 KBS문제가 KBS
내부 문제로만 비춰져서 국민들에게는
KBS사원들이 이기적인 발상으로 방송까지
거부 하면서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오해를 자아내는 문이 많았었습니다.
 
이때까지  KBS에는 밤 낮 없이
 KBS를비난하는 수많은 전화들이 걸려
왔습니다. 그 전화 중에는 순수한 시청자들의
 전회도 있었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의심받기에충분한 전화도
많이 있었습니다.
 
시청자 센터에서는 전화 내용을
 날마다 분석해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빗발치던 항의 전화는 문공 위원회가 열리고 그 실황이
생생하게 보도 되면서 KBS문제는 단순한 KBS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방송민주화, 언론 민주화와 직결되는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 지면서 수그러들기 시작 했습니다.
 
이날 10시간이 넘게 계속된 국회 문공 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미리부터 KBS문제에에 관한 진상접근이
있어서 그것을 토대로 논의가 진행되었고 여당 의원이었던
김인곤, 강삼재 의원 등도 정부 측에 강한 톤으로
정부측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던졌습니다.
 
방송민주화에 찬물을 안겨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선을 그으면서 논의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말로는 누군들 방송민주화를 저해 한다고
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때 KBS사원을 대표한 비상대책
위원으로참석한 사원 중에는 이 글을 쓰는
 2006년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계신분도 있고
또 다른 사원은 아직 KBS에서 간부직을 맞고 있거나 
해외 특파원으로 활약 하하기도 합니다.
 
이날 문공 위원회는 KBS문제에 관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샘이었습니다.  KBS문제가
언론 민주화를 저해하려는 집요한 공작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널리 확산 되면서 전 언론사의 사원들도 동참하게
되고 또 수십만 부의 언론 노보를 발행해서 전 국민에게
배포하는 등 더 적극적인 활동이 전개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 민주화를 쟁취한 4.19 날 ! 
  민의의 전당 국회는  KBS문제가 방송민주화와 
직결되는 것이고  또  이 땅에서 방송민주화는 지켜져야
되는것이라고 결론 지어 준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로부터 국민들은 그 의미를 알고  
이해의 폭을 넓혀 주셨습니다. 서기원 사장님도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고  또 그런 바탕 위에서
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KBS를
장악하려는 기도가 끝난 것은  아니어서
어려운 상황은 계속 되었습니다.
 
문공 위원회가 열리는 19일에는
이사회 활동은 없었고 20일에는 실, 국장님들과
박성범 본부장 또 몇몇 사원들과 면담이 있었습니다. 
 이날 장경수 기자와의 1시간 정도의  면담이
있었는데 사원들  주장  그 대로였습니다.
 
이사님들은  면담이 끝나고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셨지만 당장 무슨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이 문제에 관한한 이사님들이
개별적으로 말씀 하실 때와 의사결정 결과와는 거리가
 있어서 기대 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러는 동안 날은 바뀌어 23일이 되었습니다.
 이날 정부의 의도를 드러내는 내무, 법무, 노동, 공보
  4부 장관의 KBS문제에 관한 담화가 나왔습니다.  앞으로의
상황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희생이 있어도 
정부의 뜻을 밀어 붙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착잡한 심정이었습니다.
 
  4부 장관 담화는  어떠한 강압적이 수단을  
써서라도 방송민주화는 이룰 수 없다는 의지의 푠현
이었습니다.  모든 책임을 KBS사원들에게 돌리면서 KBS
때문에 국민들은 불안 해 하고 있고 또 노동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강압으로 해결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KBS방송민주화 운동을 단순한
 KBS사원들의 이기적인 행동의 표출인것처럼 
이상한 모양으로 왜곡 포장하면서....
 
이것을 두고 사내에서는 2차
공권력을 투입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했습니다. 정부 엄격히 말하면 행정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여론을 호도 해 나갔습니다.  
온 나라가 이문제로 해서 뒤 흔들리고  나라가
망할 것처럼 여론을 조성 해 나갔습니다.
 
이때 까지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국민들에게 KBS문제의 진상을 알려오던
언론 노보마저도 배포 중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언론인 출신 최병열장관이 주축이 되어 구시대의
꼬리를 붙잡고 발 부등 치면서 방송에 족쇄를 채우고
시대의 변천을되돌려 보려 했지만 이미
그럴 때는 지나버렸습니다,
 
이 때는 국회 문공 위원회에서
KBS문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을
확인 해 주었고 국민들도 그 전후 사정을
알게 된 뒤라 그들의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야당은 즉각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국민들도 사원들의 입장을 이해 해 주었습니다.
국회도 국민도 정부를 못 마땅해 했고 언론도 그랬습니다.
KBS간부님들 가운데 몇 분이 뜻을 달리 하셨는지
 몰라도 대부분  사원들의  뜻은  하나였습니다.
언론 노보 배포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노보는 전국에 뿌려 졌습니다.
 
명동이나 종로에 그것을 말리라고
명령받은  전투경찰들이 서 있었지만 실제로
말리려는 경찰관은 많지를 않았고 일선 관리도
이를 말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안기부가 언론노보를
 중지시켜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는
얘기도 들렸지만 안기부 안에서도 내심,
 KBS 사원들에게 협조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방송민주화를 저해하는 세력만이
그것을 막았습니다. 어떤 희생에도 KBS사원들을
강압 진압 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방송민주화를 구시대로 되 돌리겠다는  얘기로 들렸기에  
방송민주화를지키려는 노력은 더 가열 차게
 전개 되었습니다.
 
당시 민정당이 민주당 공화당과
3당 통합을 합의하고 5월 9일을 기해서 통합
전당대회를 열기로 되어있었지만 지지도는 바닥을
해 맸고 설 자리가 막막해 져가던 차에구시대의
그리움을 떨치지 못한 세력의 마지막발호가
KBS에서 전개 되었습니다.
 
서기원 사장님도 KBS에
발을 들여 놓으신 후KBS인들과 같이
생활하는 동안 KBS인으로서역할을 해 나가시려는
열의를 보이셨습니다. 제반 상황으로 보아 사장 자리를
 물러나실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으로
KBS가족으로서 KBS를 제대로 지켜나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임을 아셨기에 
 그런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 때의 공권력 투입을 반대 하셨을 뿐만 아니라
( 결국은 4월말에 2차 공권력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
뒤에 법률적인 제도개편이 시도되었을 때 가장 앞장서서
 KBS에 불리한 독소조항을 제거하기 위해 앞장 스셨습니다.
정부는 서기원사장님 마저 경계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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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민주화의 진통과 1990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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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민주화의 진통과 1990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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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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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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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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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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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방송민주화운동 그때 그 얘기 (7) 마지막회

http://blog.daum.net/jc21th/17780671

 

동영상으로 본 1990년의 KBS 방송 민주화운동 현장 

http://blog.daum.net/jc21th/17780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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