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2월 20일 새벽 5시 포항부두에서 포항기술과장 고세혁 선배와 함께 울릉도행 청룡호에 승선했다. 속초 앞까지 돌아서 울릉도를 가야 하는 뱃길, 출렁이는 배를 타고 12시간이나 시달리며 배 멀미에 혼 줄이 났다. 지금이야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3시간이면 간다지만 포항에서 속초 앞까지 돌아서 가는 해로이던 그시절엔 무려 12시간이나 걸렸다. 새벽에 출발한 배가 저녁에 도착, 여관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밖을 보니 함박눈이 내린다. 쏟아지는 그 함박눈은 순식간에 울릉도를 하얀 눈 섬으로 만들어 버리고 길들은 막혀버렸다. 울릉도엔 눈이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2~3일씩 계속 된단다. 그리고 그 눈이 녹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이곳까지 와 해야 할 일을 멈출 수 있는가? TV시청을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