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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사장 (20대) 취임과 취임사 전문

이장춘 2012. 11. 23. 19:05

 

 

 

길환영 KBS 제 20대 신임사장 취임식이

오늘(2012년 11월 23일) 오후3시 KBS 본관 TV공개홀

에서 열렸습니다. 당초 길환영 사장취임식은 오는 26일 (월요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대선을 앞두고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공영방송에

업무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앞당겨 실시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길환영 KBS 사장은 81년 KBS 입사 후 파리 주재 PD 특파원과

대전방송총국장, TV제작본부장, 콘텐츠본부장을 역임하고, 2011년

9월 KBS 부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3년 임기의 길환영 KBS

신임사장은 공영방송 KBS 재직 중 내부 승진을 통해 선발

임명된 최초의 사장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길환영 KBS사장 (20대) 취임과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KBS사원 여러분,

제20대 사장으로 취임하는 길환영입니다.

 

사장으로 임명받고 여러분 앞에 서니,

1981년 5월에 바로 이 자리에서

공채8기 프로듀서로 KBS에 입사해서

지난 32년간 선후배 동료 사원들과

제작현장을 뛰어 온 지난 날들이 생각나고

벅찬 감회를 느끼게 됩니다.

 

 

특별히 내년은 공사출범 40년이 되는 해로

이처럼 뜻깊은 때에 공사 역사상 최초로

합법적이고 민주적 절차에 의해

내부승진 사장이 취임하게 된 것은

그동안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공영방송 KBS의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참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숱한 외부 간섭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런 우리 선후배 동료 사원들은

이제는 영향력 신뢰도 1위의 보도는 물론

세계적 수준의 다큐멘터리와 교양프로그램

그리고 고품격의 예능 드라마를 통해서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공적책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KBS의 저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공사 40년을 맞는 2013년을

우리 KBS가 세계로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KBS를 둘러싼

주변상황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엄중하기만 합니다.

 

 

먼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변화는

KBS의 위상과 경쟁력을

계속 위협하고 있습니다.

 

 

방송구조 재편과 경쟁 심화로

KBS 위상은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재원의 불안정으로 회사가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최근 두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수신료 현실화는 거대한 정치적 장벽에

막혀 좌절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지상파 광고매출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3000억원이 넘는 차입금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KBS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져

회사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내에 보수와 진보로

일컬어지는 이념적 갈등,

보도 및 제작의 공정성 시비,

직종 이기주의 팽배와

선·후배 직원간의 갈등이

현재의 KBS 내부 모습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KBS가 침몰해서는 안됩니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 KBS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선, 국가 기간방송으로서

KBS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우리 KBS는

국가기간방송으로서

국민의 화합과

조화로운 국가의 발전과

민주적 여론형성의

공적책임에 충실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국민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데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KBS의 정치적 중립은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될 가치입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BS는 역대 가장 공정한 선거 보도,

방송을 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KBS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적으로 확실히 지키기 위해서

우리 KBS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배구조개선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논의 되도록

필요한 준비를 진행시킬 것입니다.

 

 

둘째, 제작조직을 새롭고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중심 조직으로 바꾸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세계의 공영방송은

한결같이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재정위기입니다.

더 이상 과거만큼의 제작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은

바로 경쟁력 있는 최고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해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길입니다.

 

이미 우리 콘텐츠의 수준은

차마고도, 누들로드, 슈퍼피시 등의

다큐멘터리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였음이 증명된 바 있습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역시

전세계의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을 정도로 KBS 콘텐츠의 경쟁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세계 3대 공영방송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걸맞게

이제는 KBS 콘텐츠의

양과 질을 확대하고 지속시키는

과제만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콘텐츠 제작전문가 육성과

시스템에 대한 적극 지원,

국제 공동 제작 활성화,

글로벌 KBS 브랜드 및 콘텐츠 확산에도

KBS의 모든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셋째, 수신료 현실화 재추진과

적극적인 재정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수신료 인상 추진 시기는

KBS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한 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신료산정위원회가 조기에

구성이 되도록 정관계와 학계,

시민단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공영방송을 향유하는 사회적 비용개념을

충실히 이해시킬 것입니다.

또한 공정보도와 양질의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수신료에 대한

국민 감동적인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3000억이 넘는 차입금 축소는

KBS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없는 가운데

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느라

생긴 차입금이지만

우선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정부 국고지원 요구 등

가능한 방안 추진과 함께,

매각 가능한 자산의 처분,

예산의 토털리뷰와 긴축운영 등

차입금 축소를 위해

모든 노력을 동원해

해결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차입금 문제와 재정 안정화를

담당하는 전사적 TF팀을

시급히 구성해서 가동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조직과 인력의 운용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디지털 및 콘텐츠 생산 중심형 조직으로

직제를 개편하는 것을 검토할 것입니다.

 

대탕평의 인사를 통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능력 있는 직원을

과감하게 발탁해 중용하겠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듯이

적재적소에 적임자 배치 여부가

조직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일과 성과를 중시하고,

엄정한 신상필벌을 통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해 나가겠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

직원에 대해서는

가정에서 내조하면서

함께 고생한 가족들과

오붓하게 휴가라도 즐길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따뜻한 보상체계를

시행토록 하겠습니다.

반대로 안일무사에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인사에 반영토록 할 것입니다.

 

 

다섯째, 2012년말 디지털전환 완료 이후

우리 KBS는 차세대 방송전략에 대해서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우선, 디지털 전환이 완료 후

700MHZ 주파수 대역의 처리문제는

방통위가 공식 입장을 유보한 상태이지만

난시청해소와 UHTV 등

차세대 방송의 공적책무를 위해서

지상파 방송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분야 책무입니다.

 

또, N-스크린 전략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수신료 동결과 광고재원 축소로

불안한 재정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N-스크린 전략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쟁력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여섯 번째로,

지역방송을 실질적으로

활성화 시키겠습니다.

 

 

지역의 균형발전의 추세에 맞추어

지역민의 정보격차 해소와

지역문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국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지역 시청자들에 대한

방송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지역문화 발전에 적극 기여하겠습니다.

특히 지역 프로그램의 전국방송을

확대하고 편성비율을 대폭

늘리는 편성정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생의 노사문화가

정착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장후보 선임과정에서

노조와 다소의 불협화음도 있었습니다만

노사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노사문화 정착이 정말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장선임과정의 이사회 면접에서도

KBS보도와 방송의 자율성과 공정성에

관한 질문도 있었지만

저는 전체 구성원이 의견을 모은다면

제작과 보도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위해서

회사의 인사권과 경영권이

훼손되지 않고 양측이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함께 찾을

용의가 있습니다.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인 논의는

TF팀을 구성해서

담당토록 하겠습니다.

 

노동조합에서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인력충원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에 노사간 직무분석을

실시하여 인력수급에 관한

중장기 플랜을 세워

해소토록 하겠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임단협에 대해서는

연내에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공영방송 40년을 앞두고

우리는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듯

새로운 KBS의 도약을 위해서

회사의 모든 사원들은

KBS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노사관계의 새 출발과

대화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과거 10여년간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던 특별대사면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내부의 대통합과 노사 상생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사원여러분과

노동조합의 아낌없는 지원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사원 여러분!

저는 KBS 출신으로서 재직 중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이 되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그동안 KBS로부터 받은 많은 사랑을

모두 돌려 드린다는 각오로

KBS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고자 합니다.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사원 여러분과의 거리를

좁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공사 출범 40년을 맞아

KBS가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KBS를 바로 세워 나갑시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사원여러분의

아낌없는 협조를 부탁드리며

사원여러분 가정에

늘 웃음 꽃이 피는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2년 11월 24일 KBS 사장 길 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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